2019-11-25 16:00

더 세월(13)

저자 성용경 / 그림 하현
11. 비보


사고의 비보를 듣고 가족들이 팽목항에 속속 모여들었다. 

구조돼 살아온 사람은 가족 품에 안겼고 부상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승객으로 가장한 선원들은 해경의 안내를 받아 신병이 처리되었다. 

살아오리라는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었으나 바다로 향하여 흐느끼는 소리는 바람과 물결을 타고 진도 앞바다로 퍼져나갔다.

진도실내체육관에서는 긴 이름의 위원회가 구성됐다.

이름하여 ‘세월호사고희생자·실종자·생존자가족대책위원회’, 사람들은 ‘세월호가족대책위’라고 간편하게 불렀다.

제세실업 이팔봉 회장이 진도실내체육관에 도착한 것은 사고 이튿날인 17일 오전 10시경.   

제세실업 이순애 실장의 아버지, 그는 홍콩 출장 중 머린컨설팅의 서정민 사장으로부터 장녀의 비보를 듣고 급히 날아왔다. 2년 전 상처한 후 혼자 사는 그는 일 년의 반은 서울 집, 반은 제주 별장에 머무르는 외로운 사람이었다. 

이 회장은 숨도 제대로 돌리지 않고 먼저 서정민을 만났다. 

“서 사장, 그날 저녁 순애한테서 문자가 왔어. 같이 있었다는데, 어찌 자네만 혼자?”

손수건을 꺼내며,

“…이건 아니잖아?”

눈물을 훔쳤다. 

이팔봉 회장은 화를 내고 있었다. 함께 있었던 남자만 살고, 자기 딸은 죽었으니 분노가 치밀었다.

장녀의 사고 소식은 67세의 나이에도 건장한 체격에 열 살은 젊어 보이던 풍채의 그를 하루 사이에 평범한 노년의 얼굴로 바꿔 놓았다.

어느 정도 마음을 진정한 이 회장은 흐르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옆으로 돌아서서 핸드폰을 열어 서 사장에게 보여줬다.

“이것 한 번 보게. 이러니 내 맘이 어떻겠어.” 

서정민은 문자메시지를 읽었다. 

<지금 물류창고 설계도면을 앞에 놓고 서 사장과 검토 중에 있어요. 잘 되고 있으니 걱정일랑 마세요. 낼 정오 제주 도착할 거에요. 아빠~ 안녕♡>

이순애는 엄마 없는 아버지를 늘 측은하게 생각하면서, 집을 떠나 있을 때는 자주 아버지에게 안부를 물으며 애정 표현을 하곤 했다.

서정민은 갑자기 죄책감으로 몸이 오싹해졌다. 

그는 이팔봉 회장 앞에 무릎을 꿇었다.

“회장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순애 씨를 구하지 못해…. 제가 살아서는 안 되는데.”

“…”

“죽여주십시오. 살 자격이 없습니다.”

“어른 앞에서 망측한 소릴! 일어나게. 나도 내 정신이 아녀.”

서정민은 일어섰다. 

그는 사고 당일 구조하느라 다친 손목이 자꾸 아파 왔다. 소화호스를 잡아당기느라 손목이 뒤틀렸다. 손의 뼈는 몸 전체 뼈의 사분의 일을 차지한다고 하는데 그 중요한 부분에 통증이 가중됐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이 회장을 안내하기 위해 체육관을 떠나지 않았다.

이 회장은 딸의 생존을 믿고 싶었다.

“에어포켓이라는 게 있다던데, 사흘은 생존 가능하다면서?”

“지금 해경 잠수사가 배에 진입해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켜봐야 합니다만….”

현장 상황은 기적을 기다리는 정도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서정민은 희망의 빛을 보여야만 했다. 

이 회장은 멍한 상태로 마룻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그렇겠지.”

힘없이 말하는 이팔봉 회장은 “우리집 여자들은 팔자가 왜 이리도 사나운 거야?”라고 한숨을 내뿜었다.

딸 둘은 아버지 삶에 절반의 의미를 주었다. 더구나 아들 없는 집에서 장녀에 대한 믿음은 컸다. 초등학교 5학년인 외손녀 홍소라가 엄마 없는 아이가 된다는 건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애 아빠 생각이 떠오르자 치가 떨렸다.

‘그건 안 돼. 무책임한 그런 놈에게 맡길 수 없어!’

만약, 만약의 경우, 외손녀는 자기가 키운다는 각오가 섰다. 

그의 골칫덩어리 35살 차녀는 시집도 가지 않고 파리 유학 중이다. 디자인 공부를 위해 ‘이 목숨과 이 순정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아버지는 ‘이순정’이라는 딸의 이름을 잘 못 지은 탓이라고 한숨을 쉬곤 했다. 아직 그 딸에게는 언니의 비보를 알리지 않았다. 당분간 알리지 않을 거라고 아버지는 마음먹고 있었다.

사고 첫날 이후 생존자는 나오지 않았다. 나흘이 지났는데도 선내에서 시신을 수습했다는 뉴스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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